국회도서관 '일본의 외국인 돌봄인력 확보 방안’ 발간
"돌봄을 고령화사회 필수 노동으로 인식해 제도 개선"

우리나라가 노인 돌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외국인 돌봄인력 확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도서관(관장 이명우)은 최근 ‘일본의 외국인 돌봄인력 확보 방안’을 다룬 ‘현안, 외국에선?’을 발간했다. 

구혜경 해외자료조사관은 “전체 인구의 25%가 노인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돌봄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2000년도 일찌감치 개호보험제도를 도입하고, 2008년부터는 외국인 돌봄인력을 고용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외국인 돌봄인력 고용은 2008년 7월 경제동반자협정에 따라 인도네시아 간호사·개호복지사 후보자들을 도입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협정은 양국 간 경제활동 연계 강화 관점에서 공적 시스템 상 특례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일본에서 간호사·개호복지사 국가자격 취득을 위해 필요한 지식 및 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제도화됐다.

일본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필리핀과 2008년 12월, 베트남과 2014년 6월 경제동반자협정을 맺고 간호사, 개호복지사 후보자들을 유입시켰다. 

일본은 2017년 9월에는 개호복지사 국가자격을 취득한 유학생을 대상으로 체류자격 ‘개호’를 창설했다. 이는 고령화에 따른 고품질 개호에 대한 요청 확대와 돌봄 분야 유학생 활동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체류자격을 확대한 것이다. 

처음에는 양성시설 졸업 후 자격을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을 고려한 것이었지만 2020년 4월부터는 실무 경험을 거쳐 개호복지사 국가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도 체류자격 ‘개호’ 대상으로 인정했다. 

일본은 2000년 11월 외국인 기능실습제도의 대상 직종에 ‘개호’를 추가했다. 

기능실습제도란 일본에서 익힌 기능, 기술 또는 지식을 해당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지원하는 인재 육성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개호’ 직종의 추가는 ‘돌봄인력의 확보가 목적이 아니라 기능 이전이라는 제도 취지에 부합해 대응한 것이지만 이들 중 일부는 일본에서 개호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 4월에는 본격적인 돌봄인력 확보를 위해 체류자격 ‘특정 기능’이 창설해 여기에 ‘개호’도 대상에 추가했다. 체류자격 ‘특정 기능’은 생산성 향상이나 국내 인재의 확보를 위해 노력해도 여전히 인재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산업 분야에서 일정한 전문성과 기능을 갖추고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한 제도로 시행했으며, 특정 기능 1호와 특정기능 2호가 있다.

특정 기능 1호는 특정 산업 분야에 속하는 상당 수준의 지식 또는 경험을 필요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외국인 대상의 체류자격이며, 특정 기능 2호는 특정 기능 1호보다 숙련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외국인 대상의 체류자격이다. 체류자격 특정기능은 다른 체류자격으로 이행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인 돌봄인력 고용의 문호를 대폭 확대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를 통한 돌봄인력 확보는 △경제동반자협정으로 입국한 간호사·돌봄 인력 △외국인 체류자격 ‘개호’ △기능실습 △특정기능 등 외국인 체류 또는 고용 관련 네 가지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혜경 해외자료조사관은 “일본은 특정기능, 경제동반자협정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돌봄시설에서 3~4년 이상 근무하거나 관련 연수를 받으면 개호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개호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개호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일본에서 영구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돌봄시설 등 사업장에서는 일본인과 외국인의 급여 차이를 두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 고용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들도 직무와 근로 환경에 상당히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12월 아베 정부는 돌봄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다른 산업 직종에 비해 낮자 ‘새로운 경제정책 패키지’를 통해 1,000억 엔 정도의 예산을 투자해 근속연수 10년 이상의 개호복지사에게 월 8만 엔 상당의 처우 개선 수당을 지급하는 등 급여를 인상했다. 

2021년에 취임한 기시다 정부 또한 분배정책의 하나로 2022년 2월부터 돌봄직 등의 임금인상정책을 시행해 돌봄 직원 급여에 1인당 월 약 9,000엔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2023년도 추경예산에 ‘돌봄 직원의 처우 개선 사업’으로 126억 엔을 편성하고, 2024년 2월부터 월 6,000엔의 급여를 인상했다. 

처우 개선 수당은 대부분의 돌봄 시설에서 외국인과 일본인 구분 없이 동일 기준으로 지급되며, 내외국인의 급여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급 역시 동일한 요건을 적용한다.

구혜경 해외자료조사관은 “일본 정부는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 간 처우 격차를 없애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는 것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특히 돌봄 업종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필수 노동으로 받아들여 국적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하고, 처우를 개선해 인력의 이탈을 막아 일본 내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조사관은 “우리나라 또한 노인 돌봄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국인력 수용을 확장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2008년부터 외국인 돌봄인력 확대정책을 실시한 일본 사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초고령사회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의료&복지뉴스(http://www.mediwelfare.com)